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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

[호주 멜버른 여행] 멜버른 거리, 멜버른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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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내내 잠을 잤습니다. 왜냐하면 어제 밤새 돌아다녔기 때문이지요. 여행이란게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즐기고 싶은게 여행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호주 멜버른 대학교로 여행을 떠나 대학교 정원을 거닐고 콜린스 거리를 구경하다 다시 브런스윅 거리로 가볼까 합니다.

오늘 저와 파트너는 당당하게 트램을 타고 시내로 들어왔습니다. 멜버른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지요. 플린다스 역 앞의 플린다스 거리에서 어제 탑승한 무료 트램인 35번 트램을 타고 멜버른 대학교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35번 트램은 마이키 카드 자체를 찍지 않습니다. 그냥 타면 되고 그냥 내리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좀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한칸짜리 트램이어서 공간 자체가 좁기도 하지만요. 여행자들을 위한 멜버른 공무원의 정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제 갔던 퀸 빅토리아 마켓을 가던 루트를 따라 가다 한 정류장 먼저 내렸던 것 같습니다. 내려서 종점까지 갔습니다. 종점이 멜버른 대학교라고 써 있더라구요. 마침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친구들 5~6명 무리들도 같이 내렸습니다. 여행을 온 것일까요? 예비소집일을 온 것일까요? 캠퍼스 내 약도를 같이 보면서 행선지를 찾네요. 나중에 보니 강당 같은 곳에서 어떤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853년에 설립된 멜버른 대학은 호주의 대학들 중 탑클래스에 속한다고 합니다. 특히 의학,치의학, 법학 전문대학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리 넓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찾아보니 그리 큰 규모는 아니라고 합니다. 저는 잔디밭에 앉아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습니다. 법대 건물 앞에 있는 잔디밭이었어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여기서 학업을 수행하고 싶었답니다.

5만여명이 다닌다고 하니 제법 많은 학생들이 재학 중이지요?

 

우리는 멜버른 대학교를 반바퀴 정도 둘러보고(운동장 잔디 건너편도 대학교인줄 몰라서 꺾어서 돌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절반만 돌아봤더라구요..)

다시 시티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다 보니 화방도 있네요. 가격대가 좀 나가서 파트너와 함께 잠시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파트너가 그림에 조예가 깊은데, 많이 아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행하면서 그림 그리면 추억도 되새기고 참 좋을텐데 말이죠.

 

시내 테두리 도로에서 트램을 타고 콜린스 거리로 나갔습니다. 시내 중심가라고 하면 될까요? 길 가운데에 트램이 다니는데, 그 길이 사람 다니는 길과 공유되는 느낌? 거리에서 예술활동 하는 분들이 넘쳐나고 쇼핑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 거리. 파트너께서는 비틀즈인가요? 앨범 자켓 처럼 트램이 지나가는 와중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했지만, 어디 그게 쉬운일인가요. 열심히 노력만 했습니다. 도로 끝자락에 HM도 크게 있어서 들러서 쇼핑한번하고 건물 벽에 인형극을 다양한 패턴으로 잠깐잠깐 보여주는 것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화장실이었습니다. 여러 건물들을 돌고 돌아 결국 찾은건 백화점스러운 건물 지하에 있는 화장실이었습니다. 시드니처럼 공중 화장실이 흔하지 않으니(안 보여요) 스타벅스 화장실이나 지하의 화장실을 생각하도록 하세요.

 

이 동네도 노란색의 웨어하우스가 보여서 우리의 파트너께서는 다시금 쇼핑모드로 돌입하셨습니다. 뭐가 그리 살게 많은지... 참. 300 호주달러 이상 같은 가게에서 구매시에는 텍스리펀이 됩니다. 공항에서 되어요. 나중에 포스팅할께요. 참고하세요. 서로다른 일자에 구매한 품목도 합산이 된다고 하니 영수증은 잘 챙겨두세요. 영수증에 세금 관련 정보가 있어야 하니 간이영수증 말고 세금 머시기라고 적힌 영수증을 보관하세요.

 

아. 갑자기 생각났네요. 여기에 미사 거리라고 하던가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소지섭과 임수정의 가슴아리는 사랑이야기를 그렸던 장소 중 하나인 골목이 있었습니다. 좁은 골목인데, 그래피티가 온 벽을 장식했더라구요. 미사하면 사실 여의도역5번출구도 생각나는데, 문득 그냥 생각이 났습니다.

 

스타벅스에 들러서 멜버른 컵도 하나 구매했습니다. 시드니에서 스벅 머그컵을 사지 못한게 후회가 되네요. 다음에 다시와서 반드시 사자고 파트너와 굳은 협약(?)을 했습니다. 여행가는 곳마다 이렇게 컵을 모으는게 재미있다고 하네요.

 

어쨌든 쇼핑한 짐들을 들고 다닐 수 없기에 다시 블랙맨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내려놓고 라면을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미식 여행을 즐기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이번엔 다시 브런스윅 거리로 갔습니다. 가서 맥주 한잔 먹으려고 했거든요. 어제 갔을 때 멜버른의 젊은이들이 블랙캣이라는 주점에서 신나게 맥주먹던 모습이 너무 부러웠기 때문입니다.

 

가서 맥주를 시키려는데 생맥주가 영어로 뭔지 몰라서 병맥주를 시키고 말았습니다. 파트너에게 꾸중을 들었습니다. 사전 좀 찾아볼걸 그랬습니다. 하지만 메뉴판엔 병맥주인지도 모르는 맥주들만 있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습니다. 생맥주를 영어로 드래프트 비어라고 한다고 하니 명심하시고 저렴하고 맛난 생맥주를 많이 마시길 바랍니다.

 

거의 원샷을 하듯 거리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서 병맥주를 컵에 따라 마시고 다시 트램을 타고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이야기했었는지 모르겠는데, 주점엔 경비아저씨가 한 분식 있더라구요. 술마시고 행패부리는 취객을 관리하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무서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콜스에서 우리는 소고기를 샀습니다. 네. 맞습니다. 파트너가 스테이크를 구워준다고 하네요. 비록 호텔엔 냄비밖에 없었지만 파트너는 요리를 매우 훌륭하게 해 내어주었습니다. 맛있었습니다. 여행와서 먹는 수제 스테이크입니다. 언제 제가 수제 스테이크를 먹어봤겠습니까.. 진저에일인지 맥주인지도 사서 건배하면서 먹는데 참 좋네요. 많이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콜스에서 저는 파트너가 브런스윅 거리에 있는 케미스트 웨어하우스에 들러서 산 몇몇 쇼핑 물품 덕분에 입장하지 않았고, 바로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파트너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가족끼리 와서 쇼핑하기도 하고 혼자 가볍게 쇼핑하는 분들도 있었구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니 뭔가 아련한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요.

 

예전에 크로아티아를 갔을 때도 느꼈는데, 여행은 돈을 쓰면서 가는 것이고, 여행지에서의 현지인은 돈을 벌면서 생활하는 것이라는게 확연히 인식이 되더라구요. 저 역시 대한민국에서 직장 다니고 여행객을 맞닥뜨린다면 정 반대의 상황이 되겠지만요. 마무리가 좀 안되긴 하는데, 여행을 하게 되면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화두거리를 스스로에게 던져줄 수 있다는 점도 좋은 것 같습니다. 파트너께서도 여기에 오기 전만 하더라도 프랑스나 캐나다에 더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곳에 와서 현지 문화를 보고 겪으니 이 곳이 참 좋다고 하시네요.

 

당장 인생의 목표나 방향이 바뀌기도 하는 것이 여행인 것 같습니다. 파트너는 소싯적에 인도 여행을 갔을 때 참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자신은 미술 쪽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인도 여행을 가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내가 너무 미술쪽만 내 길이라 생각하고 있던건 아닌가 생각했대요. 꼭 그럴 필요가 없는 건데 말이지요. 그 뒤로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해서 성공했고, 지금은 미술과 상관없는 분야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여행을 통해 또 다른 삶을 도전받고 있습니다. 인생을 연극으로 친다면 3막의 시작이겠네요. 부모의 버팀목을 통해 살았던 1막과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사회인으로서 시작하는 2막. 그리고 평생의 반려자와 함께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고 선택하는, 그래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3막.. 앞으로의 인생이 몇번째 막까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인생의 고민거리 답안을 새롭게 선택하고 결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은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제 인생 파트너와 함께 여행을 떠날 것이고 또 다시 생각지도 못한 선택지를 얻게 될 것이고 그래서 다시 새로운 막이 열릴 것입니다.

 

평범한 것이 꿈이었던 1막과 2막시대. 그리고 이제는 남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된 3막인생을 살고자 합니다. 앞으로 많이 기대해주세요.

 

고맙습니다.

 

다음은 채플거리를 가볼까 합니다. 세인트 킬다 거리의 옆 블럭입니다. 프라아란 마켓도 가려고 했지만 못갔습니다. 너무 걷다보면 포기할 건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세인트 킬다 비치까지 걸어서 내려간 다음에 그 끝자락부터 채플거리를 찾아갑니다. 늘 그랬듯이요.

 

처음의 마지막이자 마지막의 처음은 세인트 킬다 비치 여행이 되겠네요. 처음 멜버른에 왔을 때 트램을 잘못 타서 세인트 킬다 비치쪽에서 올라왔거든요. 시내에서 블랙맨 호텔까지 겁나 가까운 거리인데, 옆길을 타고 세인트킬다 비치로 갔다가 거기서 시내쪽으로 올라오는 트램으로 갈아탄거였습니다. 한 30분은 걸렸던 듯 싶습니다. 처음 와서 당황하고 어디가 어디인지 몰라 두려웠던 그 곳(사실은 파트너의 싸늘한 눈빛과 원망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그 세인트 킬다 비치를 향해 우리는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내 반대쪽인 유니온 거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었습니다.

걸어가다 보면 멜버른의 유명한 그래피티가 종종 보입니다. 지하도로 내려가는 곳에도 있고 여긴 정말 어떻게 한거지 싶은 곳에도 그래피티가 있습니다. 평일이어서 그런걸까요.. 거리도 한적하고 잔디밭도 한가롭습니다. 여행자에게만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크로아티아 여행때 느낀건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여행객을 상대로 열심히 현재를 살아가는 분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여행자는 돈을 쓰는 입장, 현지인은 그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차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끝자락까지 오는 동안 트램 레스토랑도 보입니다. 트램에서 식사를 하는 뭐 그런 테마 트램인가봐요. 관심있는 여행자 분은 트램카 레스토랑을 검색해서 찾아보시면 될듯 싶습니다.

 

저희는 열심히 걸었습니다. 열심히 걸어서 비치에 도달했구요. 바닷가 쪽 백사장을 걷다보니 저 멀리 집 한채가 보이네요. 네. 제 필명과 같은 "little blue"에요. 1904년에 지어진 매점인데, 2003년 방화로 불탔다고 합니다. 그 후 다시 오픈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곳까지 가는 길목이 굉장히 깁니다. 또 하나의 여행길입니다.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해야하나..그 왼쪽은 열려있는 바다고, 오른쪽은 배를 정박해 놓은 그런 곳입니다. 차로 치면 주차장 같은 곳이요. 한가지 웃긴 이야기가 있는데, 갈매기가 꽤나 많아요. 그리고 바람도 굉장히 세게 붑니다. 갈매기가 제자리 비행하는 거 보셨나요? 리틀블루 가는 길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날개짓을 해도 길목에서 제자리 비행을 하고 있는 갈매기들이 꽤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가기위해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시드니 울릉공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하고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풍선 열기구를 타거나 페티예 욜루데니즈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자리 비행을 즐기는 것 같았어요. 동영상을 찍었어야 했는데, 그 당시에는 제가 블로그를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안 찍은게 후회가 됩니다. 나중에 다시 리틀블루를 가게 된다면 꼭 동영상을 찍어 놓을거에요.여행자의 필수품이 사진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시대가 변하여 동영상이 필수품이 된 것 같습니다.

 

건물 뒤쪽으로 주욱 길이 있습니다. 여긴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아까 이야기한 주차장 같은 배들의 쉼터를 위해서요. 그런데, 이 방파제 안쪽에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요. 돌무더기 안 쪽에서 펭귄을 발견하네요. 펭귄 두마리가 서로를 부등켜

 안고 있습니다. 따뜻하네요. 펭귄은 추운 동네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멜버른에도 있네요. 동물원을 못 가서 동물은 못 보겠구나 했는데, 펭귄도 보고 옆쪽 바위 틈에서 뉴트리아도 본 것 같습니다.

옆에 여행 온 중국인 할머니와 아기가 있어서 할머니가 뭐라뭐라 설명해주려고 하시길래 제가 아기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뽀로로 있다고..해외로 수출하는 캐릭터이니 4~6살 정도 되어보이는 그 아이는 분명 뽀로로를 알 거라 믿습니다.

 

한껏 여유로움과 눈부신 바다, 그리고 외로이 세워진 리틀블루 건물을 생각할때쯤 저 멀리 비행기가 날아갑니다. 저는 생각도 못했는데 어느새 파트너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을 발견하네요. 울릉공처럼 멜버른에도 스카이 다이빙이 있었나 봅니다. 낙하산을 타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보입니다. 참 좋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그냥 걷기만 해도 참 좋습니다. 평생을 이렇게 행복하면 참 좋을텐데요. 여행 올 때마다 자유로움을 꿈꿉니다. 저의 인생 목표이기도 하구요.

 

다시 해변가로 돌아와서 채플 거리로 향합니다. 여기서 만나게 되는 루나파크. 노스 시드니 쪽, 하버브릿지 건너편으로 걸어가서 만난 루나파크를 여기서도 보게 되었네요. 입구 얼굴도 조금 다른 듯 싶습니다. 시드니에서는 마감시간이어서인지 주말이어서인지 놀이기구가 다 문닫았던 것 같았는데요. 멜버른 루나파크는 평일이어서인지 열려 있네요. 한바퀴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시드니 루나파크가 멜버른 루나파크보다 조금 더 커보였습니다. 시드니에서처럼 여기서도 입구에서 사진 한장씩 찰칵 찍고 갑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채플거리지요. 열심히 걷습니다. 채플거리 끝자락에 도착했고, 몇 블럭을 걷는 동안 주택들만 발견한 우리는 트램을 타기로 결심합니다. 트램을 타고 제법 상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트램에서 내렸습니다. 뭐랄까요. 브런스윅 거리처럼 시내와는 또 다르게 생기 넘치는 거리였던 듯 싶습니다. 채플거리 중간에 프라한 마켓을 가려고 했었는데, 술에 취하듯 거리에 취하다 보니 이미 오래전에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거리를 거닐고 우리는 T2라는 브랜드의 찻집에 들어갔습니다. 찻잎의 향기가 코를 활짝 열어주네요. 우리나라의 오설록과 비슷한 포지션의 가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께서는 꽤나 많은 양의 차를 사서 가게를 나왔습니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신혼여행 때 홍콩에서 산 얼그레이 찻잎이 아마 장식용으로 몇년 버티다 사라졌던 기억을 말이죠..

 다시 미술관 근처의 환승센터 같은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트램타고 오면서 공원에서 다시 여유로움을 발견합니다. 정말 좋아보입니다. 밥 먹을 시간이 되어 블랙맨 호텔 1층 레스토랑인 classico에 가서 피자를 먹었습니다. 피자가 상당히 맛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맛집이 틀림없습니다. 블랙맨 호텔의 한국교포 아가씨가 있었다면 팁을 주었을텐데, 미쳐 진작에 주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계속 있을 줄 알았는데, 교대근무 같은 걸 하는 것 같습니다. 핸드폰 충전기도 빌려주고, 수건도 챙겨주고 했었는데, 제가 너무 늦게 감사함을 생각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미리미리 챙겨야겠단 생각을 합니다. 팁 하니까 또 생각나네요. 내일 레이트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프론트에 갔는데, 나이 좀 있으신 남자분이 있었지요. 레이트 체크아웃 요청을 하니 1시간 늦게 처리해 주었는데, 제가 1시간 받고 1시간 더 요청을 했는데, 엄지와 검지를 비비더라구요. 아. 돈이 필요한 거구나 생각해서 How much? 를 외쳤는데, 그 분이 너무나 빠른 말로 뭐라뭐라 하셔서, 미안하다고 그냥 한시간만 늦게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팁을 달라고 한 것 같았습니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아서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던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다시 우리는 시내로 갑니다. 이미 7.8달러가 넘었기 때문에 마구마구 돌아다니기로 한 것입니다. 무료여행의 시작입니다. 35번 트램과는 무관하게 시내에는 무료트램존이 있지만 우리는 시내에만 국한하여 돌아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카드를 터치하고 다녔습니다.시내로 가서 거리의 예술가가 부르는 음악을 듣고 여유를 한껏 즐기기로 합니다. 시드니의 서큘러 키에서도 거리의 예술가가 있었지만, 멜버른 시내의 예술가들은 참 다양했던 것 같습니다. 거대한 전지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있고, 전지보다 더 큰 건물의 벽에 사다리에 올라가 대형 예술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 작가도 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하나 가져다 놓고 마술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고 키보드를 가지고 와서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도 있었습니다. 비보이로 공연을 하는 친구들도 보았지요. 이분들도 다 여행자일까요? 예술하는 여행자는 참 멋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느 커피점에 갔고, 그 커피점은 2층에 있었으며, 커피점 앞은 공연을 하기위한 장소인듯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계단들과 테라스가 있었습니다. 기타를 들고 엠프를 연결하여 신청곡을 받으면서 열창하던 그 음악가의 목소리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커피는 비록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기타 공연을 보고 듣는 이득이 있었기 때문에 기꺼이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일은 공항에 가는 날입니다. 오전에 잠시 세인트 킬다 비치에 들러보고 미술관에 갈 예정입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네요. 다시 오고 싶은 멜버른입니다. 멜버른과 사랑에 빠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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