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Travel)

[크로아티아 여행]오릭스 렌트카, 모토분, 리예카, 오파티아, 라스토케, 플리트 비체

반응형

무슨 이야기를 할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몇 안되는 해외여행에서의 꿈만 같은 기억이 존재하는 그 곳, 크로아티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모토분에서 숙박한 모토분 갤러리. 늦은 저녁 비가 와서일까. 약간 습했다.

 

 

한참 꽃보다 누나로 인기를 얻은 크로아티아는 사실 제 파트너가 오래 전부터 가고 싶어했던 곳이었습니다. 파트너와 나PD와 성향이 비슷한건지, 능력있고 직업 자체가 능력인 나PD는 우리가 망설이고 있을 때 냅다 질러서 누님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우리는 크로아티아를 찾았고, 이렇게 천공의 도시 모토분에 여행을 오게 되었습니다. 글쓴 시점은 2016년이지만, 실제 여행한 시기는 2014년입니다.

 

 우리는 터키항공을 타고 터키를 경유하여 자그레브 인, 자그레브 아웃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터키에서 대기시간이 10시간 이상되어서 터키여행을 하고 싶어서 잠시 나갔다 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으나, 공항투어만 했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결국, 다음 해에 터키를 가서 터키여행의 한을 풀긴 했습니다.

 

가기 전에 우리는 렌트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였습니다. 여러 업체들을 알아본 결과 우리는 녹색마크의 오릭스(ORYX rent a car) 렌트카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나마 제일 싸고, 오토차량이 있었습니다. 제가 해외에서 여행다니면서 처음으로 렌트를 하는 경우였기 때문에 매우 두려웠습니다. 우리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결제를 하고, 바우처를 프린트하였습니다. 자그레브 공항에 내리고 즐비하게 입점해 있는 렌트카 상점들 중 녹색바탕의 오릭스 지점을 찾았습니다. 해당 상점은 공항 오른편에 있었고, 출입문 옆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서류 작성을 마친 뒤 렌트카가 있다는 오른편 길가 주차장을 가 보았지만 해당 차량번호가 보이지 않습니다. 잘 못 알아들었다 생각하여 왼쪽의 어마무시한 주차장도 가 보았지만 없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다시 지점을 들어가서 물어보니 조금 기다리면 온다고 합니다. 눈물이 흐릅니다. 자그레브 공항을 여행한 셈이 되었습니다. 주변에 별거 없더라구요. 커피도 그리 발전한 모습의 커피가 아니어서 살짝 눈물이 났습니다. 여튼 다시 오른쪽 길가 주차장을 가보니 오릭스 직원이 있고 우리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처음 동영상을 찍으면서 차량 외부에 스크래치가 있는지 체크하고 이상없음을 확인한 우리는 첫번째 목적지인 모토분으로 향합니다. 렌트카를 타고 시작하는 첫번째 해외여행이 되는 순간입니다. 매우 떨려서 두근거렸습니다. 다행히 대한민국과 차량방향이 같아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대한민국에서 미리 다운로드 받은 Sygic으로 하였습니다. 7일간 무료였고, 미리 다운받아서 데이터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우리처럼 데이터를 로밍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한다거나, 선불유심을 구매하지 않은 여행인 경우 미리 준비하시면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차량은 골프였고, 연료는 유로디젤을 넣었습니다.

 

우리는 모토분을 향해 열심히 달렸지만, 나의 파트너는 갑작스런 변심을 발휘하여 리예카에 들르기로 하였습니다. 뜬금없는 리예카 여행입니다. 계획에도 없던 여행인지라 그냥 걷습니다. 한적한 항구도시인 리예카에 들러서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을 햛으면서 한가로이 거리를 거닐며 여행합니다. 여기에 숙소를 정하지 않았기에 이리저리 백수처럼 떠돌아 다니다가 다시 모토분을 향해 달립니다. 어두운 산길과 터널을 지나 산 위에 우뚝 솟은 마을, 모토분에 입성합니다. 입구에서 차량을 타지 못하고 올라가게 하지만, 숙박장소 바우처를 보여주면 통과시켜 줍니다. 올라가서 보니 정말 주차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곳곳에 주차장이 있지만 매우 협소하여 주차하느라 조금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꼭대기에 호텔이 하나 있고 그 주변에 음식점이 몇 있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음식을 짜게 먹기 때문에 늘 음식 주문할 때 낫 설트(not salt)를 외쳐야 한다고 합니다. 꼭대기의 호텔에서 송로 버섯 먹을 때 그 말을 깜박했다가 제가 음식을 남기기까지 했습니다.세상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로 사용한 곳이 바로 여기라고 합니다. 예술가의 위대함에 이끌려 이 곳까지 오게 되니, 예술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됩니다. 특정 시기에 여기에서 자그마한 영화제도 한다고 하는데 시간이 맞았다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모토분 악세사리점에서 구매한 쿠션입니다.

 

 

다음은 오파티야(Opatija)를 잠시 들렀다 여행갑니다.

 

모토분은 산입니다. 그래서 언덕에 있습니다. 직선으로 올라갔다가 왼쪽으로 꺾어서 직진하면 정상이 나오는데, 경사가 제법 되어서 쉬이 움직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점 감안하시고 미리 체력을 기르시던지, 식사를 잘 챙겨 드시고 오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초반부터 체력이 필요한 여행지임을 강조하게 되었네요.

 우리는 모토분에서 내려와서 길가에서 모토분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앞쪽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뒷 쪽에서 바라보는 각도의 모토분은 조금 달라보입니다. 길가에 차 세울만한 공간이 있으니 세워놓고 사진 찍으면 될 듯 합니다. 아마도 차 세울 공간이 나온 이유가 그 곳에서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어서 풀들이 씨가 마른 것이 아닐까 잠시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포토존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다음 여행 행선지인 라스토케를 향해 갑니다. 아 이런.. 우리의 파트너께서 갑자기 오파티아를 들렀다 가자고 하십니다. 로빈은 너무 머니 여기라도 보고 가야된다고 하시네요.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오파티아 여행을 하게 됩니다.

 산 길을 가다 만나게 되는 해변도시였습니다. 산 위에서 내려다 보기에도 참 이쁜 곳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도시의 왼쪽 부근, 오파티아 공원에 주차를 하고, 바다를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으로 무작정 걷기로 합니다. 벽에 그려진 세계 유명인들의 벽화를 보며 오파티아 해변으로 향합니다. 정원에 수놓은 예쁜 꽃들도 구경하고,아름답게 지어진 각양각색의 호텔 및 리조트도 구경합니다.

 도중에 너무 더워 아이스크림을 사먹습니다.(2014년9월입니다.) 가판대에서 선불유심을 판다는 문구가 저를 유혹합니다. 파트너께서는 일언지하에 거절하셨네요. 여행하면서 인터넷에 로그아웃하는 기분입니다. 여기는 휴양지인 것 같습니다. 너무나 여유롭고 한가해 보이는 사진과도 같은 장면입니다.

 다들 나와 같은 관광객으로 보입니다. 충동적으로 머문 곳이지만,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검색해보니 오파티아는 대표적인 귀족 휴양도시였다고 하네요. 아드리아 해를 바라보는 모양새이니 참 그럴만도 하다 생각이 듭니다. 거의 끝자락까지 걷다가 다시 렌트카가 있는 오파티아 공원쪽으로 걷습니다. 이런 게 무슨 여행이냐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와 저의 파트너는 이런게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광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부터 존재한 사물을 바라보는 것만이 관광이 아니고, 내가 겪지 못하고 살지 못했던 동네를 한가롭게 걷다가, 보다가 앉아서 쉬면서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관광이고 여행입니다. 저 역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의 틀을 제 파트너를 만나고 겪음으로서 깨버릴 수 있었습니다. 저의 파트너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입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면서 다시 한번 눈에 이 아름다운 도시를 담습니다. 모토분에 이어 다시한번 느끼지만, 여행을 다니려고 해도 체력이 받쳐줘야 합니다. 여행 다니기 전에 열심히 운동하세요.

 다시 차를 타고 라스토케로 이동합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네요. 기대가 됩니다.

 

 

모토분에서 숙박하여 기나긴 대로를 여행한 후 오파티아를 거친 소소한 여행을 했습니다.그리고 추적추적 비오는 날 라스토케에 이른 우리는 숙소에 들어갑니다.거점으로 치면 이제야 두번째 여행지가 되겠습니다. 사실 지나는 지점으로만 생각하면 자그레브 공항, 리예카,모토분, 오파티아, 라스토케 이렇게 5개의 여행지가 됩니다. 숙소는 각 숙소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제가 묵은 숙소는 20번인가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확실하게는 기억이 잘 나진 않네요. 대한민국에서 전화로 후배에게 부탁하여 숙박 예약을 했습니다. 라스토케는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다던데, 우리는 비오는 날 잘 온 것 같습니다. 플리트비체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비가 많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마실 여행을 나갔습니다. 숙소 뒤편이 큰 냇가여서 앞쪽 큰길로 나왔고, 고가도로 옆 입구의 갈림길에서 식당에 가서 생선구이 고기를 먹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아직까지는 푸르른 자연이 함께하는 나라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제가 시골만 다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오파티아나 리예카는 도시였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저의 뇌 속에서 느껴지는 모습은 녹음이 흘러 넘치는 자연과 조화로운 나라였습니다. 모토본도 그렇고, 라스토케도 그렇네요. 그리고 숙박 후 가게 되는 플리트비체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여러 코스 중 일단 끝자락에 버스를 타고 가고 내려오면서 배를 한번 타는 코스로 여행하기로 했습니다. 공원이 엄청 멀고, 크더라구요. 천천히 꼭대기에서 내려오면서 느끼는 건 뭐랄까요. 라스토케가 미니미고 플리트비체가 거인족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웅장한 폭포, 그리고 호수에 가득찬 물, 이 물이 층을 이루어 한번씩 폭포에서 떨어집니다. 결국 보다가 보면 마지막에 가장 큰 폭포를 보게 됩니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한 분들은 이미 하이라이트를 보게 된 것이네요. 저는 그 때 우산을 썼는데,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큰 민폐였던 것 같습니다. 다들 우비를 입었던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을 뒤늦게 대한민국에 돌아와서야 알았습니다. 매우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비가 올 경우 여행할때는 반드시 우비를 입고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역시나 자연여행입니다. 크로아티아는 자연이다. 이 공식이 언제 깨질까요? 아마 곧 스플리트에 가고, 두브로브니크에 가게 되면 깨지게 되겠지요. 아직 가진 않았으니 크로아티아는 여전히 자연인 겁니다.

 리예카에서 한가롭게 거니는 여행을 하고 모토분에 가서도 본의 아니게 등산하는 여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파티아에 가서도 열심히 공원을 거니는 여행을 했었네요. 라스토케가 오히려 조금 걷게 된 케이스가 됩니다. 아주 작은 마을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플리트비체에서 어마어마하게 걸으면서 여행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여행계획을 세우세요.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그러면 굳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보고 듣고 즐기면서 운동을 하게 됩니다. 자기 스스로도 모르는 채로요.

 아직 트로이기와 자다르를 지나가지 않았네요. 곧 지나갑니다.

반응형